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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여객’ 공급과잉…‘지입’ 전환 가속화

관광버스 둔갑, 별도 요금 등 사회적 문제 대두 지입 대신 협동조합 형태 ‘연합’ 방식도 출현 “존폐위기 놓여…정부의 수급 조절정책 필요”

장의차업계의 직영업체들이 공급과잉으로 인한 덤핑경쟁을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불법 지입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서울의 한 장의차업체 대표 A씨는 최근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수 십 년간 집안대대로 운영해 오던 회사를 불법 지입으로 전환 할지를 놓고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다.

A씨는 “3~4년 전부터 버스 팔고, 대수 줄이고, 직원들 감축하는 등 각종 긴축정책을 펼쳤지만 지입회사들과의 가격 경쟁에서 더 이상 살아남을 수가 없다”며 “먹고 살기 위해서 불법인 것을 알지만 지입으로 전환할 수밖에 없다. 이미 업계는 지입이 늘어나고 활성화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ㅇㅇ리무진 대표 B씨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

“병원, 상조회 나오는 입찰 경쟁을 지입업체들과 붙으면 이길 수가 없다. 가격 경쟁이 되질 않기 때문이다. 절반 이상이 지입이고, 운행 건 수당 5~10만원은 싼데 어떻게 이기느냐”며 “버스를 10여대 정도 가지고 있는데, 지난해 평균 150만원을 벌었다. 대학생 자녀가 2명이 있는데,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하다”며 “일정 대수를 지입이나 연합 체재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장의차 지입의 종류는 크게 2가지로 분류된다.

먼저, 차를 구입한 기사를 회사소속으로 등록시켜 지입료를 받고 시신을 배급해 주는 방식이다.

시신 건수가 많이 나오는 대형 병원․상조회에서는 개별 차주를 상대하지 않기 때문에 개인 지입에서 지입 회사로 커가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이다.

다음으로 회사에서 1억5000만원 상당의 버스를 구입하기 위해 ▲보증금 및 권리금 3000~5000만원 ▲한 달 20건 물량 보장 및 이후 물량은 차주 몫 ▲5년간 월 지입료 30~50만원 등의 지입 차주를 모집하는 변종 지입이 나타나고 있다.

하루에 2~5건의 물량이 몰아 나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입차주들이 소화하지 못하는 물량은 고스란히 회사의 직영버스의 몫이 되고, 다른 지입차주들에게 중개수수료를 떼고 넘겨주기도 한다.

장의차업체 관계자는 “직영으로 운영하면 영업사원을 둬야 하고, 커피값, 명절 선물, 저녁․점심 등 각종 접대비와 영업비를 모두 회사에서 부담해야 하는데, 지입이면 이 모든 것을 차주들이 알아서 해야 하므로 회사로서는 이익이다”고 설명했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경쟁이 치열해지다보니 사회적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전세버스 영업, 납골당 추가 요금 요구, 구급차 불법 시신 운송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서 일선 현장에서 종사자간의 멱살잡이식 싸움과 고소고발전으로 악화되고 있다.

전국특수여객자동차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장의차의 1일 평균 가동률은 21%(2012년 기준). 1994년 70%를 시작으로 계속 하락해 지난 2007년부터는 20% 초반 대를 유지하고 있다.

가동률이 낮아지게 된 이유는 차량 1대만 있으면 누구나 장의차 영업을 시작할 수 있는 낮은 진입 장벽 때문이다.

특수여객사업은 지난 1993년 8월 30일 면허제에서 등록제로 전환됐다.

이후 1994년 당시 전국에 358곳(947대)에 불과했던 장의차 회사는 2000년에 1049곳(1928대)로 늘어났고, 2012년에는 1397개의 회사가 3287대를 보유하기 시작했다.

8년 동안 업체․차량 대수가 무려 3.5배 늘어난 셈이다.

이중 개인택시처럼 1대만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곳이 3287대 중 837대로 전체의 57%에 이르고 있다.

영세성과 난립성을 동시에 말해주고 있는 통계다.

반면, 전국의 사망자수는 2000년부터 2011년까지 24~25만명을 유지하고 있고, 이를 1일 평균으로 환산했을 시 700구 정도다.

1대의 차량이 1구의 시신을 운송하기 위해서는 4.7일을 기다려야 한다.

연합회 관계자는 “버스나 택시처럼 거대 산업군이 아니다 보니 정부의 정책 관심도도 적어 ‘직영․지입 대수 파악’, ‘공급과잉률’ 등이 파악이 안 되 종사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며 “진입장벽을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만큼이라도 올려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러한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 불법 지입 대신 협동조합형태의 ‘연합’ 방식도 나타나고 있다. 차주들이 모여 연합체를 구성하고, 대형 병원․상조회 입찰에 들어가는 방식이다.

한 연합장의차 업체 대표는 “2000년대 중반부터 공급과잉이 심해져 운행률이 떨어지자 연합 체제가 들어섰다. 그러나 이마져도 공급과잉으로 영업을 하기가 쉽지 않아 존폐위기에 놓였다. 하루 빨리 정부의 수급조절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규호 기자 : bedro10242@naver.com 2014-02-07 교통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