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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신 700구 놓고 3287대 경쟁…4.7일에 1건 운송

       8년간 업체․차량 대수 3.5배 증가로 ‘과잉 경쟁’

특수여객자동차의 공급과잉이 심각함을 너머 업계 존폐 위기로까지 들어서고 있다.

최근 전국특수여객자동차운송사업조합연합회의 업계 운영 현황 자료에 따르면 1일 평균 가동률이 21%(2012년 기준)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994년 70%를 시작으로 계속 하락해 지난 2007년부터 20% 초반 대를 기록하기 시작했다.

가동률이 낮아지게 된 이유는 차량 1대만 있으면 누구나 장의차 영업을 시작할 수 있는 낮은 진입 장벽 때문이다.

특수여객사업은 지난 1993년 8월 30일 면허제에서 등록제로 전환됐다.

이후 1994년 당시 전국에 358곳(947대)에 불과했던 장의차 회사는 2000년에 1049곳(1928대)로 늘어났고, 2012년에는 1397개의 회사가 3287대를 보유하기 시작했다.

8년 동안 업체․차량 대수가 무려 3.5배 늘어난 셈이다.

이중 개인택시처럼 1대만으로 회사를 운영하는 곳이 3287대 중 837대로 전체의 57%에 이르고 있다.

영세성과 난립성을 동시에 말해주고 있는 통계다.

반면, 전국의 사망자수는 2000년부터 2011년까지 24~25만명을 유지하고 있고, 이를 1일 평균으로 환산했을 시 700구 정도다.

하루에 700구의 시신을 놓고, 3287대가 경쟁을 벌인다는 것인데, 이는 1대의 차량이 1구의 시신을 운송하기 위해서는 4.7일을 기다려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서울의 한 장의차업체 사장은 “우리는 차량을 5대 갖고 있는데, 한 달에 약 30번 정도 영업을 한다. 대당 30만원씩만 잡아도 900만원을 버는데, 기사들 월급 주고, 차량 유지하고, 사무실 운영을 어떻게 하느냐. 회사 문을 접어야 하는 상황이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다른 회사의 사장은 “단순히 통계로 보면 4~5일에 한번 운송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설구급차, 전세버스, 자가용 자동차 불법 영업 행위까지 포함하면 겨우 1주일에 한번 영업을 할 수 있는 수준이고, 덤핑 경쟁도 심화되고 있어 존폐 위기의 기로에 서있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하소연 했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1대만 있으면 특수여객 운송영업을 할 수 있던 회사 등록 기준 대수를 특별시는 5대, 각 시군은 3대로 규제를 강화해 공급과잉을 제어해야 할 시기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국특수연합회 관계자는 “공급과잉으로 가동률이 21%대에 그친다는 것은 인건비, 유류비, 부대 비용을 제하고 나면 회사에서 손을 쥐는 것이 없다는 이야기다”며 “이제 면허권자인 정부가 회사등록 기준 대수를 상향조정해 현재 업계의 공급을 제어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현재 정부가 경제 관련 ‘규제 완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무리하게 총량제, 면허제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등록 대수를 올려달라는 합리적인 요구이므로 하루 빨리 살길을 열어 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현재 특수여객은 회사 등록 기준 대수 1대를 특별시 및 광역시는 5대 이상, 시․군은 3대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는 안을 국토부에 제출한 상태다.

정규호 기자 : bedro10242@naver.com